본문내용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사이드메뉴 바로가기

가정양육
지원

가정양육 지원 슬기로운 육아생활 우리아이 마음 이야기

우리아이 마음 이야기

(부산)노래야 나오너라 상세보기의 제목, 등록일, 작성자, 조회, 첨부파일, 내용을 나타내는 표입니다.
부모의 담아내기와 자녀의 정서조절 2023-05-31
작성자 부산센터 조회 81
공유하기
(새창)네이버공유하기
(새창)페이스북공유하기 (새창)트위터공유하기

 

부모의 담아내기와 자녀의 정서조절

 

임상심리사 홍정리

 

치료실을 찾는 아이들은 각기 다른 어려움을 가지고 오지만 문제의 유형은 크게 두 가지 정도로 나뉜다. 분리불안, 선택적 함묵, 빈뇨증 등 자신의 정서를 과도하게 억압하고 표현하지 않아 위축된 아이와 자신의 정서를 짜증이나 화, 공격성 등과 같이 부적절하게 과잉 분출하는 아이들로 나눌 수 있다. 두 경우 모두 정서조절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이들이다.

이런 아동들이 겪는 정서조절의 어려움은 이후 아동이 성장했을 때 그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연구에 따르면 학교 적응, 우울과 같은 정신적 문제, 대인관계, 결혼생활, 직업생활, 심지어 소득과 이직률 등과도 관계가 있다고 하니 정서조절은 인간의 삶 전반을 좌우한다고 볼 수 있겠다.

정서를 잘 조절한다는 것은 자신이 느끼는 감정, 정서를 무작정 억압하고 부정하고 참는 것도 아니고 부적절한 방식으로 과잉 활성화하는 것도 아니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자신의 감정을 잘 인식하고, 다른 사람들이 수용할 수 있는 방법으로 표현하며, 나아가 부정적인 감정을 나름의 방법으로 긍정적인 감정으로 돌려놓을 수 있는 사람이 감정 조절을 잘 하는 사람이다. 자신의 감정을 잘 관리하는, 정서조절력이 높은 자녀로 키우기 위한 부모의 역할은 무엇일까?

 

엄마의 자궁 밖의 삶에서 아이들은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이 거의 없다. 신체적인 생존뿐만 아니라 부정적 감정을 스스로 감당할 능력 또한 갖추고 있지 않다. 아이들은 스스로 안정의 느낌을 만들어 낼 수 없기 때문에 처리하기 힘든 감정을 자신을 대신해 다루어 줄 대상이 필요하다.

아기는 스스로 감당하기 어려운 감정을 표정과 울음, 옹알이로 엄마에게 전달하고 엄마가 그것을 느끼도록 불러일으킨다. 이것이 아기에게는 일종의 생존 전략인데 엄마의 내면에 불러일으켜진 감정을 엄마는 바라보고 견디며 소화해야 한다. 이것을 심리분석가인 Wilfred Bion(1962)는 담아내기(containment)라는 개념으로 명명하였다. 아기가 견딜 수 없었던 감정적인 경험을 엄마가 대신 견뎌 내고 처리하며 아기가 견딜 수 있는 형태로 되돌려 주어야 한다.

 

영아들의 경우, 대개 아이보다 감정 조절 능력이 있는 부모가 아이가 불편하고 불안한 감정을 표현하면 아이를 안아주고 진정시키며 그래, 그래. 기분이 안 좋구나.”하고 어르는 말을 하며 아이의 감정적 고통을 언어와 공감적인 위로로 바꾸어 준다.

영아기를 지난 유아는 화를 내며 떼를 쓰고 발길질을 하고 바닥에 드러누워 소리를 지르기도 한다. 이 때 부모는 화를 담아내고 그것을 말로 바꾸어 그래, 마음대로 되지 않아 실망했구나. 그래서 화가 났네하고 말해 준다. 이처럼 유아는 영아처럼 그다지 많은 도움이 필요하지는 않는다. 유아는 그저 자신이 진정되는 동안 부모가 주의 깊게 관심을 보여 주면서 담아 주는 것만으로 충분할 때가 있다. 그러나 어떤 경우 유아가 자해를 하거나 물건을 부수는 등 공격적인 행동을 한다면 부모는 아이들 들어 올려 아이와 아이의 격한 감정을 부모의 품 안에 담아낼 필요가 있다. 3살 세정이는 엄마, 아빠와 함께 생애 처음 아쿠아리움에 가게 되었다. 평소 바다동물에 관심을 보였던 터라 엄마, 아빠는 세정이가 경이롭고 호기심어린 눈으로 신기한 바다동물에게 마음을 뺏길 것이라 기대했건만 예상은 빗나가고 말았다. 세정이는 공포에 차 비명을 지르며 울음을 터뜨렸고 구경은커녕 입구에서 나올 수밖에 없었다. 엄마는 세정이를 토닥이며 컴컴하고 사람도 많아서 무서웠구나. 책에서만 보던 동물들이라 실제로 보면 무서울 수 있지. 이제 나왔으니 괜찮아.”라고 따뜻하게 말해준다. 세정이의 엄마는 세정이가 감당하기 힘들어 압도된 공포의 감정을 엄마의 마음그릇에 담아내고 세정이가 처리할 수 있게 도와주었다.

그렇다고 부모가 아이의 불쾌한 감정만을 담아내는 것은 아니다. 유아는 부모가 자신에게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주고, 성공을 함께 기뻐해주고, 행복과 격려와 칭찬을 주는 것, 즉 부모와 아이 모두에게 유쾌한 담아내기 기능도 필요로 한다.

이렇게 부모가 자녀의 조절되지 않는 감정을 담아내어 자녀가 소화 가능한 형태로 변화시켜 되돌려 주는 부모의 담아내기 능력이 발휘되지 못한다면 아이는 자신의 정서를 조절하는 방법을 익히지 못한다. 특히 부모 자신이 정서적인 여유가 없거나 환경적 스트레스에 노출되어 있을 때는 부모의 담아내기 능력이 발휘되기가 매우 힘들다. 예를 들면 산후우울증이 겪는 엄마는 자녀의 감정자극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없고 그것을 담아낼 마음그릇의 공간이 충분하지 못하다. 따라서 부모 자신의 정신적 돌봄은 담아내기 능력의 전제 조건이라 할 수 있다.

 

부모의 담아내기는 유아의 정서조절 능력을 향상시키는 과정에 부모가 참여하는 것이고 유아는 이런 경험을 내면화하여 자신의 감정을 담아내는 방법을 배운다. 부모를 통해 감정적 상황에서 어떻게 안정감을 얻고 대처해야 하는지 알게 된다. 아이의 감정조절능력은 그들이 성장하면서 필연적으로 겪게 될 시련과 좌절과 아픔을 이겨나갈 든든한 힘이 될 것이다.

 

임상심리사 홍정리

부경대학교 유아교육 박사 수료

) 부산광역시육아종합지원센터 육아플래너(부모상담)

) 동명대학교 대학생 상담 및 심리평가

) 부경아동가족상담소 놀이치료 및 심리평가

) 허그맘허그인 놀이치료, 부모 및 성인상담

부산광역시육아종합지원센터>슬기로운 육아생활의 무단복제 및 전재- 재배포를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