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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뉴스] ‘어린이’가 미숙하다는 편견에서 벗어나는 방법
작성자 부산센터 조회 126
등록일 2024-04-15 수정일

 [소통하는 육아법] "아이도 동등한 사회 구성원으로서 하나의 인격체로 봐야 한다"


아이도 동등한 사회 구성원으로서 하나의 인격체로 봐야 한다. ⓒ베이비뉴스


‘나 요린이라 요리 못해!’, ‘너 골린이지?’, ‘주린이라 친절하게 설명해 줘’. 어떤 분야에 새로 시작하는 사람을 낮춰 부르는 말로 ‘요린이(요리+어린이)’, ‘골린이(골프+어린이)’, ‘주린이(주식+어린이)’ 등이 있다. 이는 요리, 골프, 주식, 헬스 등 각종 분야에 ‘어린이’를 합성한 단어로 그 분야의 초보 중의 초보를 뜻한다. 이 말에는 ‘어린이는 미숙하다’는 생각이 숨겨져 있다.

사실 ‘○린이’는 올바른 표현이 아니다. 어린이는 사전적으로 어린아이에게 격식을 갖춰 부르는 말이다. 아이도 동등한 사회 구성원으로서 하나의 인격체로 봐야 한다는 취지에서 사용하기 시작했다. 물론 어린이는 분명 나이가 어리지만, 그렇다고 모든 면에서 덜 완성된 존재는 아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어떤 분야에서 미숙하거나 잘 모르는 사람을 표현할 때 ‘○린이’를 주저 없이 사용한다.

어린이가 미숙하고 불완전하다는 편견은 ‘인지적 왜곡(Cognitive Distortion)’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인지적 왜곡이란, 상황을 올바르게 인식하지 못하는 사고를 말한다. 이는 특히나 부모가 아이의 좋은 의도를 오해할 때 종종 발생한다. 가령, 아이가 엄마의 옷에 우유를 쏟았다. 엄마는 당연히 화가 나서 심하게 혼을 냈다. 하지만,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아이가 그렇게까지 야단맞을 일도 아니다.

엄마는 외출하고 돌아와 옷을 옷장이 아닌 아이 놀이방 책상 위에 두었다. 아이는 우유잔이 엄마 옷 바로 옆에 있는 것을 확인하고, 놀이를 하다 혹시나 엎질러진 우유가 엄마 옷을 더럽히지는 않을까 걱정했다. 하지만, 우유잔을 조심조심 옮기다 실수로 무거웠던 컵을 손에서 떨어뜨린 것이다. 그런데도 엄마는 아이의 마음을 읽으려 애쓰지 않고, 우유를 쏟았다는 이유만으로 혼을 냈다. 옷을 옷장에 바로 보관하지 않고, 놀이방에 둔 엄마의 탓도 있는데도 말이다. 아이는 엄마가 야단을 쳐도 변명할 줄 모른다. 과정이 어떻든 결과만 봤을 때, 우유를 쏟아 옷이 더럽혀졌으니 자신이 잘못했다고 생각할 뿐이다. 이밖에도 마음을 표현하는 것이 서툰 아이는 많은 순간 자신의 진짜 마음을 표현하지 못할 때가 많다.

아이가 미숙하다는 편견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먼저, ‘사실’과 ‘판단’을 구분하고 미리 판단하지 않는다. ‘아이가 우유잔을 옮기다 우유를 쏟았다’는 사실이다. ‘아이가 미숙해서 우유를 쏟아 옷이 더럽혀져 짜증이 난다’는 판단이다. 판단에 해당하는 내용은 니체가 말한 것처럼 진실은 존재하지 않고, 오직 주관적 해석만이 존재할 뿐이다. 아이의 마음을 확인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그런 다음 사실 뒤에 숨겨진 의도가 무엇인지 파악하기 위해 ‘이렇게 된 이유를 알고 있니?’라고 물어본 뒤, 아이의 마음을 들여다보려고 노력한다. 그럼 아이는 ‘놀이를 하다 혹시나 엎질러진 우유가 엄마 옷을 더럽히지는 않을까 걱정이 돼 우유잔을 옮기다 우유를 쏟았어요’라고 말할 것이고, 부모는 그제야 선한 의도가 좋지 않은 결과로 이어진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게 된다. 만약 오해했다면, ‘다음부터는 네 말을 더 충분히 들어볼게’라며 아이에게 사과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어린이는 눈을 감은 채 어른과 같은 속도로 달려간다는 말이 있다. 그래서 넘어지기도 하고 잘못된 길로 빠지기도 한다. 키도 작다. 그래서 시야가 좁다. 몸을 계획적으로 사용하는 것도 미숙하다. 그렇다고, 아이의 마음과 생각까지 미숙하지는 않다. 아이를 편견 없이 바라볼 수 있을 때, 비로소 마음으로 소통하는 법을 배우게 될 것이다.

*칼럼니스트 정효진은 의사소통 관련 연구를 주로 진행하고 있다. 서로 소통하며 함께 성장하는 세상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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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베이비뉴스(https://www.ibab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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