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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뉴스] 화가 나면 "죽일 거야"... 강하고 극단적으로 화 내는 아이의 속마음...
작성자 부산센터 조회 153
등록일 2024-05-08 수정일

 [박현숙의 마인드카페 아동심리상담] 화를 풀기 위해 가장 심한 말을 하는 아이


Q. 만 4세 아이를 키우고 있습니다. 아이가 마음에 불편함을 느끼거나 화가나면 그 대상을 없애버린다거나 죽일거라는 등의 표현을 계속 반복적으로 말해요. 제가 그러면 안된다고 훈육하면 엄마도 죽이고 혼자 살거라고 말합니다. 아직 죽음의 개념을 잘 모르는 아이라서 죽음은 슬픈거고 죽은 사람은 다시 만날 수 없다고 얘기해줬는데 얼마 전엔 엄마 죽으면 보고 싶어서 어떻게하냐고 엄청 울기도 했습니다. 본인이 화를 풀기 위해 가장 심한 말을 하는 것 같은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너무 걱정됩니다.

A. 안녕하세요. 최근 아동심리상담을 받기 위해 찾아오시는 분들 중 상당수가 아이의 부정적인 말과 행동에 대해서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당황스러워 하십니다. 보통 만 4세 전후부터 이런 행동을 보이기 시작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 이 연령대의 부모님이 아동심리상담과 양육상담을 신청하시는 편입니다.
 
이렇게 아이들이 ‘죽여버리겠다’고 이야기 하는 것은 사실 아이들이 이 표현을 자신의 분노를 표현할 수 있는 최고의 언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말이 정말 사람을 죽여버리겠다는 뜻은 아닙니다. 그러므로 부모님들은 아이가 하는 말의 의미를 이해하시고자 노력하셔야 합니다.
 
이렇게 말하는 아이들은 크게 두 가지 원인 때문일 가능성이 가장 높습니다.


흥분한 아이에게 훈육을 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베이비뉴스


1. 부정적 감정을 다루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 경우
 
첫 번째로, 부정적 감정을 다루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 경우입니다. 이 경우 대부분 부모님의 비일관적인 태도에서 비롯되었을 확률이 높습니다. 아이가 처음으로 부정적 감정을 표현했을 때, , 부모님이 과도하게 화를 내시며 야단을 치시거나, 정반대로 아이가 화내면 안된다고 생각하셔서 어떻게든 기분을 좋게 만들어주기 위해서 애쓰며 아이의 눈치를 볼 때 이런 문제가 생기게 됩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크면 클수록 부모님은 한계가 오고, 그러다 보니 부모님이 이 두가지 태도를 다 취하시는 경우도 많습니다. 

"부정적인 감정을 잘못됐다고 말하는 순간 아이의 화는 더 커져요"

그러면 부정적 감정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일단, 어떤 감정이 들던 그 감정은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생각하셔야 합니다. 질문자님처럼 그것이 잘못되었다고 말을 하거나, 그렇게 말하면 안된다고 하거나, 어떻게 말해야 한다고 가르치려고 드는 순간 아이는 더 화가 납니다. 왜냐구요? 그 말인즉슨, 내가 잘못되었다고 엄마가 말하는 것이기 때문에 매우 큰 분노와 죄책감과 좌절감을 주거든요. 아이가 느끼는 부정적 감정을 억제하거나 막을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그것을 더하거나 돋워줄 필요는 없죠.
 
그러면, 도대체 뭐라고 말해야 하느냐! 부모님들은 속이 터지실 겁니다. 그런데, 흥분한 아이에게 훈육을 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왜냐하면 아이가 설명을 들을 정도로 뇌가 이성적인 상태는 아니기 때문입니다. (뇌와 관련해서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글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올바른 공감 방법으로 감정이 표현 가능하다는 것을 알려주세요"
 
이럴 때 가장 좋은 방법은 아이가 자신의 감정이 잘못된 것이 아니고, 부정적인 것이 나쁜 것도 아니며, 표현 가능하다는 것을 배우는 겁니다. 이를 잘 가르쳐 주는 방법이 바로 ‘공감’입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어머님들은 공감에 대해서 잘못 이해하고 계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제가 말씀드리면 “전 공감을 해줬어요”라고 말씀하세요. 그런데 공감한 대로 말씀해 보시라고 하면 대부분의 대답은 다음과 같습니다.
 
“화났어?”, “죽여버리고 싶어?”, “아, 그렇구나”, “아, 때리고 싶어~” 등등.... (절대 아니라고 하시지만 아이와의 상호작용을 녹화해서 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대다수의 부모님들께서 그렇게 하십니다. 심지어 아동심리상담 중에 절대로 그렇지 않다고 말씀하셨던 부모님조차도, 이후 놀이관찰평가 과정에서 이렇게 하시는 경우를 많이 목격했습니다.)
 
‘화났어?’와 ‘죽여버리고 싶어?’는 공감이 아닌  질문입니다. 여러분 한번 생각해 해보세요. 어머님이 남편과 어젯밤에 다투고 여전히 화가 나서 친구를 만나서 남편과 싸운 이야기를 한참 동안 했습니다. 그런데 한참 들고 있던 친구가 “그래서, 남편한테 화났어?”라고 말하면 여러분은 어떻게 느껴지시나요?
 
‘아, 그렇구나~’, ‘아, 때리고 싶어~’ 등은 동조입니다. 동조를 하면 마치 같이 해줄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 그 뒤에 엄마가 ‘그런데 그렇다고 그렇게 하면 안되지’를 꼭 붙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럼, 아이 입장에서는 너무 화가 납니다. 마치 같이 해줄 듯 했던 엄마가 안된다고 하니 표리부동처럼 느껴질 수 있고, 혼란스럽고, 이게 반복되면 부모에 대한 신뢰도 매우 떨어집니다.

"아이의 속마음을 적절한 언어로 표현해주세요. '죽일 거야'는 '정말 화가 많이 났구나', '없어져 버렸으면 좋겠어'는 '화가 많이 나면 안 보고 싶을 수도 있지'"
 
‘공감’의 한자어를 살펴보면 ‘한가지 공(共)’, ‘느낄 감(感)’을 사용합니다. 공감은 하나로 느끼는 것입니다. 부모님들은 아이들이 하는 말의 단어 그 자체 보다는 그 말의 의미를 느끼기 위해서 노력하셔야 합니다. 그러므로 아이가 그렇게 말을 할 때 “네가 정말 화가 많이 났구나”라고 이야기 해주시는게 필요합니다. 또한, ‘없어져 버렸으면 좋겠다’고 말할 때, “그래, 그 사람한테 너무 화가 날 때는 안보고 싶을 수 있지”라고 또 이야기 해주시는 겁니다. 그 말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잘 느끼고, 그걸 적절한 언어로 바꿔주시는 작업을 하셔야 합니다. 이런 작업을 수없이 무한히 반복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래야 아이는 자라면서 자신의 부정적인 감정에 대한 이해를 가질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이렇게 자신에 대한 이해를 가진 아이들이 결국 타인을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감정은 언제나 변화합니다. 지금 그런 감정이 든다고 해서 영원히 그 감정에 갇히지 않습니다. 다만, 그러한 감정을 다루는 방법을 모르고, 자신의 감정에 대한 이해가 안될 때 모든 인간은 힘들어집니다.
 
그런데, 질문자님처럼 아이의 말, 워딩 그 자체에 초점을 맞추면 ‘죽음은 슬픈거고 죽은 사람은 다시 만날 수 없다’라는 답변 밖에 할 수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아이는 ‘슬픔을 모르는 나’가 잘못된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에 좌절하게 되고, 엄마를 다시 만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휩싸이면서, 그렇게 말한 내 자신에 대한 죄책감이 들고, 그러다 보니 또 화가나는 악순환을 반복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앞서 설명 드렸듯 아이의 감정이 어떤 것인지, 아이의 말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잘 느끼고 이해해 보려는 노력과 더불어서 이에 대한 적절한 반응을 부모님이 보여주시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 과정이 얼마나 힘든지 같은 부모로서 저도 잘 이해합니다. 하지만 인내심을 가지고 이 작업을 반복하셔야만 합니다. 아이는 하루아침에 배우지 못합니다.
 
자, 첫 번째 이유는 너무 설명이 길었네요. 기회가 된다면 다음에 공감에 대해서 또 이야기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다음으로 두 번째 이유를 살펴보겠습니다.
 
2. 주의력, 충동성, 경계선 지능 등 기질적인 문제가 있는 경우

아이들이 자주 화를 내면서, 아무 말이나 막 한다면 첫 번째의 이유처럼 부모님의 지도가 잘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도 있지만 주의력과 충동성의 문제, 경계선 지능과 같이 지능의 문제를 가지고 있을 가능성도 큽니다.

이런 가능성이 있는 아이들은 부모님의 말을 잘 듣고 이해하기도 힘듭니다. 또한, 일반적으로 부모님이나 친구 등 타인의 행동양식을 주의 깊게 살피고 이해하고 모방하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상황의 맥락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서 분노도 더 많이 하게 되죠.
 
"기질적인 문제는 섣불리 판단 말고 전문가의 관찰과 검사로 확인하세요"

이러한 기질적 문제는 단정지어서 뭐라고 설명드리기가 매우 조심스럽습니다. 왜냐하면 이런 설명을 단편적으로만 보고 갑자기 부모님들은 우리 아이가 ‘ADHD 아닐까? 경계선 지능이 아닐까?’ 생각하고 불안해 하시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이는 전문가의 관찰과 검사 등으로 확인해 봐야 할 문제이기 때문에 너무 불안해하지 마시고 가까운 기관에 가셔서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보시길 권합니다.
 
5월이 시작되었습니다. 현재 어린 아이들을 키우고 계신 부모님들이 가장 힘든 달이 되실 것이라 예상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정을 위해 최선을 다 하고 계신 모든 어머님들께 감사와 존경을 전합니다.

*칼럼니스트 박현숙은 숙명여자대학교 아동복지학과에서 학사 및 석사 과정을 마치고, 동대학원에서 아동심리치료전공 문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20년이 넘는 임상경험을 통해서 부모들이 아이들을 키우기 힘들어 하는 것은 부모의 심리적 문제일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아이의 발달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라는 점을 알게 됐다. 부모가 조금 더 아이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양육코칭에 힘쓰며, 부모자녀 관계치료에 관심을 갖고 현재 심리상담센터 마인드카페의 원장으로 일하고 있다. 마인드카페는 2016년 익명 정신건강 커뮤니티로 출발해 현재 200만명 이상이 사용하고 있는 국내 최대 종합 정신건강 플랫폼이다.

■ 엄마, 아빠를 위한 전문가 칼럼: tip.ibab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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