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가 보내는 주파수에 맞춰보아요!!
정지영(윤슬심리상담센터 놀이치료사, 육아플래너)
놀이치료실을 방문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중요한 이유 하나는 아이가 다니는 기관에서의 요청이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혹은 학교의 선생님께서 당신의 자녀가 이러이러한 이유로 생활하는데 어려움이 있으니 전문기관에 가보는 것이 어떻겠느냐 하는 말씀을 듣고서 방문하셨다는 경우가 종종 왕왕 있다. 그리고 상담센터에 와서 그 말씀을 전달하시는 어머님들은 크게 ‘드디어 올 것이 왔구나’ 하는 식이거나 ‘어떻게 그럴 수 있는가!’ 의 반응으로 나눠지는 것 같다.
하지만 교사들은 또래집단 속에서 내 아이와 가깝게 상호작용하는 분들이시라 대부분 그렇게 보고할만한 근거가 있으며 그 중 하나는 바로 우리 아이의 사회성이다. 또래 아이들과 어울리는데 쉽게 끼이지 못하며 빙빙 주위를 돈다거나, 아예 관심이 없다거나, 혹은 갑자기 찌르거나 뺏거나 때리는 행동을 하며 갈등을 만든다거나 교사의 지시나 따라야 할 규칙에 순응하려 하지 않는 행동들이 교실에서 다루기 힘들 정도로 반복적이거나 강하게 나올 때 어머니들은 교사와 그런 면담을 하게 된다. 그리고 이제 어머니들은 검색을 한다. 아이 심리치료, 사회성 치료, 아동 문제행동,.. 그리고 도서관에서 관련 도서들을 찾아 읽어보신다. 또 요즘 TV에서 자녀 문제행동을 다루는 실제 프로그램들이 잘 구성이 되어 있기 때문에 모든 사례가 내 이야기같아 집중해서 보시며 ‘내 주위의 오은영 선생님’을 찾아보려 상담센터 문을 두드리기고 한다.
그러나 내 아이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고 알아야 할 사람은 부모님이다. 부모는 아이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며 아이의 사회화에 결국 책임이 있는 사람이다. 센터 치료실의 방문이 닫힐 때 잠시 숨 돌리는 쉬는 시간을 갖는 것으로 위안을 가진다면 부모님은 여전히 같은 방법으로 아이를 대할 것이며 아이의 문제행동을 다루는 것에 편한 마음을 가지지 못할 것이다.
놀이치료사로서 어머니들을 만나면 어떻게 놀아줘야 하는지에 대해 질문을 많이 하신다. 그리고 놀이실의 놀잇감들을 보시고 이거 우리집에도 있는데 이거 가지고 놀려고 여기 와야 하나 하고 생각도 하신다. 그리고 언제까지 다녀야 하나? 하는 걱정도 하신다. 상담실에 오게 되는 케이스마다 다르겠지만 아이의 사회성과 관련하여 본인은 상담과정에서 부모님이 자녀의 사회적 기술을 향상시키기 위해 일상생활에서 어떻게 해야하는지의 태도를 가장 중요하게 여기며 이에 대해 항상 알려드리고자 의욕을 가진다. 가정에서 부모와 자녀간 상호작용이 원활하게 이뤄진다면 아이가 밖에 나가서 또래와 관계 맺는 것이 훨씬 수월해지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그리고 중요하게 이뤄질 것은 부모가 자녀의 관심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자녀가 아기였을 때 아기로서 어떤 행동을 하던지 부모는 관심을 보이며 환호하였다. 하지만 아이가 점점 자라면서 일상생활에서 해야할 것들이 더 많아지면서 아이가 보이는 행동들에 대한 무조건적인 찬사와 환호는 점점 사그라지며 이전에 해냈던 것에 대해서는 대부분 무반응이 되고, 더 잘하지 못하고 더 해내지 못하는 것에 질책과 꾸중이 덧붙여지기가 쉽게 되었다. 하지만 부모님이 원하는 아이가 배워야 할 것을 배우게 하기 위해서는 결국 아이가 현재 관심을 보이는 물건이나 놀이를 하는 아이의 리드에 맞게 부모가 함께 해야 한다. 아이가 시작하거나 관심을 보이는 놀이나 물건은 아이가 동기가 부여된 것이며 이는 아이로 하여금 적극적인 학습자가 되는 주도성과 자발성을 보이게 함으로서 그 활동을 계속 하고 싶어한다. 이는 아이가 그 활동을 길게 참여하게 되면서 해당 활동에 더 많은 학습기회가 만들어지게 되어 그 과정에서 부모는 자녀를 위한 학습기회를 만들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아이가 이끄는 대로 따르기를 하는 과정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어떻게 해야 아이의 관심을 따라가는 것일까? 아이가 이끄는대로 엄마 그냥 따라가셔요~ 라고 아무리 멘트를 해봐도 ‘어떻게’ 라는 이미지가 그려지지 않아 그런지 번번히 엄마 식의 놀이가 되기가 쉽고 번번히 조율되지 못한 관계로 끝내게 되는 경우가 많아 아이가 엄마와 놀다가 반응이 없거나 가버리게 된다. 하지만 많은 어머니들은 이것을 상호작용 영상을 보고서야 깨닫게 된다.
아이의 리드에 따라 함께 하는 것을 시작하는 것에 가장 좋은 반응은 열심히 듣는 것이다. 아이의 앞에 위치하여 눈맞춤과 시선을 서로 나누면서 아이가 하고 있는 것을 잘 보면서 찬사를 보내거나 아이의 활동을 말로 서술하며 아이가 원하는 것에 적절한 도움을 살짝 주기도 한다. 이러한 적극적인 경청과 아이의 행동을 이야기해주는 것은 아이와 함께 하는 많은 상황에서 일어날 수 있으며 아이는 부모가 자신과 같이 관심을 공유하고 있고 자신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강력하게 표현하는 것으로 느끼며 함께 하는 부모에게 관심을 집중하게 한다. 아이의 행동을 열심히 긍정적으로 지켜보면서 아이가 하고 있는 것을 간단히 이야기해주는 행동은 아이로 하여금 엄마를 느끼며 엄마의 관심과 말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한다. 아이의 주의집중과 참여를 증가시킬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으로 아이가 필요로 하는 도움을 제공해 줄 수 있다. 놀이하거나 목욕할 때 아이의 손이 닿는 곳에 그저 장난감을 놓아두거나 먼저 건네주기 보다는 아이가 관심을 보인 후에야 건네주는 식으로 시작하면서 아이와 함께 상호작용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점점 확장한다. 이는 아이의 주의집중을 엄마에게 돌리게 하면서 놀이파트너로 인식하게 해준다. 그리고 이러한 상호작용은 솔로 놀이를 듀엣으로 바뀌게 하게 되는 것으로 관계의 시작을 만들어주게 된다. 그러한 관계에서의 놀이 주도자로서 역할을 충분히 담당한 아이는 또래에 나가서 즐겁게 놀이의 리더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대부분의 부모들은 이러한 역할을 적절하게 담당하고 있을 것이고 또 수월하게 할 수 있다. 하지만 어떤 느낌의 상호작용인지 감이 오지 않을 때, 아이의 리드를 따른다고 하는데 아이와 조율된 관계가 여전히 이뤄지지 않는 막막함을 느낄 때, 아이가 나와의 놀이나 상호작용을 유지하려는 느낌이 오지 않을 때도 있을 것이다. 그럴 때 이러한 상호작용에 대해 객관적인 시선에서 함께 이야기를 나눌 기회를 가져보는 것 또한 괜찮다.
육아종합지원센터의 육아플래너들이 든든한 지원군들이 기꺼이 되어 줄 것이다.
참고자료:
부모아동상호작용 치료(학지사, 이유니 역)
어린자폐 자녀를 위한 ESDM 부모용 지침서(세원프레스, 이경숙, 김소현 역)
임상심리사 정지영 |
-부산대학교 아동학 박사 수료
-임상심리사 1급
-놀이치료상담사
-윤슬심리상담센터 놀이치료사
-부산광역시육아종합지원센터 육아플래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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