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잘하는 우리 아이, 더 듣고 말하는 부모
부모교육 강사 김소희
많은 부모에게 자녀의 언어발달 정도는 양육에 중요한 지표가 됩니다. 때로는 언어발달 정도가 자녀를 어떤 어린이집에 언제 보낼 것 인지 또는 현재 학급에 머물 것인지 진급할 것인지를 결정짓기도 합니다. 부모가 언어발달이 자녀의 인지는 물론 사회성 발달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고 이를 고려하기 때문이지요.
한 해가 마무리되면서 그저 조금 말이 느린 것뿐이라고, 곧 말이 트일 것이라고 여겼던 부모들도 조급한 마음이 생기곤 합니다. 물론 자녀의 언어발달에 중요한 문제가 발견된다면 전문기관에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급선무이지만, 이에 못지않게 매일 함께하는 부모의 듣는 태도와 말하는 기술도 중요한 영향을 미칩니다. 일상생활 속에서 자녀의 언어발달을 돕는 더 잘 듣고 말하는 부모의 몇 가지 기술들을 살펴봅시다.
더 듣는 부모의 기술
자녀의 언어발달을 돕기 위해서는 먼저 더 듣는 기술이 필요합니다. 그저 소리를 듣는 것에 더해 자녀가 부모에게 말하는 것이 즐겁고, 함께 이야기하고 싶어지도록 잘 듣는 것이지요. 더 듣는 부모의 기술들을 통해 자녀의 말을 잘 듣고 그들에게 부모가 잘 듣고 있음을 느낄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 자녀와 눈을 맞추며 듣기
언어발달이 느린 아이일수록 언어만으로는 자신의 의사를 전달하기 힘든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므로 말 외의 다른 방법들-예를 들어 표정이나 몸짓, 가리키기와 같은 동작들-을 사용하게 되는데 그저 소리만 듣고 반응한다면 다 이해하기 어렵게 되지요. 자세를 낮추고 자녀와 눈을 맞추는 것만으로도 ‘엄마(아빠)는 너의 이야기를 듣고 있단다, 너랑 이야기하는 걸 중요하게 생각한단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하던 일을 멈추고 고개를 끄덕이거나 가까이 다가와 이야기할 수 있도록 자리를 내어줄 수도 있지요. 사람들은 내 이야기에 관심이 있고 나와 이야기하고 싶어 한다는 것이 전제가 될 때 아이들은 말하기에 자신감을 가지고 더 말하고 싶어진답니다.
* 자녀의 정서에 알맞게 듣기
자녀와 이야기를 나눌 때 자녀가 속상해하며 울거나 화를 내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자녀가 속상한 게 싫은 나머지 자녀의 감정을 아니라고 부정하거나 시비를 가려 더 나은 방법을 찾아주려고 애를 쓰고 있지는 않나요? 또는 적절한 단어나 문장 혹은 제대로 된 발음을 하도록 지도하기 위해 화를 내며 소리를 지르는 건 옳지 않은 태도라고 지적하기 급급하지는 않은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답니다. 자녀에게 정확한 상황을 알리고 올바른 언어나 태도를 가르치는 것 이전에 필요한 것은 ‘아빠(엄마)가 나의 마음을 이해한다, 내 마음은 존중받을 만하다’라는 확신이랍니다. 이를 복잡한 말로 길게 설명하기보다 쉽게 전달 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자녀의 정서에 알맞게 듣기에요. 속상한 자녀의 얼굴과 같은 표정을 짓거나, 미간을 찌푸리며 정말 화가 났겠다고 고개를 끄덕이거나, 신이 나 떠들 땐 얼굴에 미소를 띄운 채 이야기를 들어주세요. 그래야 자녀가 부모의 공감을 확신하고 더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하고 부모의 이야기에도 귀를 기우릴 수 있게 된답니다.
* 자녀의 몸짓을 따라하며 듣기
아이들은 적절한 언어를 배우는 중이기 때문에 자신의 생각이나 기분, 상황을 설명하는 데 여러 가지 몸짓이 포함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간혹 자녀가 계속 몸짓에 해당하는 단어나 문장을 말을 배우지 못할까 봐 걱정이 된 부모들이 자녀가 몸짓을 하지 못하도록 제한하거나 제 나이답지 못하다고 놀리는 것을 볼 때가 있어요. 하지만 몸짓 역시 의사소통에 중요한 기술 중 하나라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답니다. 적절한 몸짓은 적절한 언어로 말하는 과정으로 몸짓이 잘 이루어져야 표현하는 언어도 더 풍부해집니다. 그러므로 오히려 자녀의 몸짓을 따라하고, 문장을 몸짓으로도 표현하는 것을 더 많이 보여주는 것-예를 들어 ‘윙크를 했다’고 말할 때 직접 윙크를 하는 것, 귀에 대고 속삭이며 ‘귀에 대고 속삭였다’고 말하는 것-이 자녀의 의사소통 기술을 발달시키는 데 도움이 되지요.
* 들을 수 없다고 솔직하게 말하기
자녀의 언어발달을 돕기 위해 잘 듣는 태도와 반응이 중요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고 그렇게 하려고 노력하지만, 자녀에게 집중해 듣기 어려운 상황일 때도 있습니다. 간혹 아이를 실망시키지 않으려고 마치 듣고 있는 것처럼 흉내만 내는 경우가 있는데 짧은 순간이라면 몰라도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쉽게 들통나고 만답니다. 아이들은 부모가 정말 내 이야기에 관심이 있는 건지 듣는 척만 하는 건지 쉽게 알아차립니다. 부모로서는 언제든지 자녀와 이야기하기 위해 노력한 것일 수 있지만, 아직 어린 자녀들이 다 이해할 수는 없지요. 그런 때에는 차라리 ‘미안하지만 지금은 바빠서 들어줄 수가 없다’고 솔직하게 말하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가장 빠른 시간을 정해 알려주거나, 편지 또는 그림으로 우선 남겨줄 것을 부탁하는 편이 낫답니다.
부모교육 강사
김소희 |
○ 부경대학교 유아교육과 박사수료
○ 전 부산광역시육아종합지원센터 클로버부모교육강사
○ 부산문화콘텐츠개발원 교육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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