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을 행동으로 표현하는 아이, 이해와 대화로 소통하기
육아플래너 손준희
부모는 종종 아이의 떼쓰기나 울음을 ‘버릇’이나 ‘고집’으로 여기기 쉽습니다. 하지만 많은 경우 그것은 아이가 느끼는 감정을 말로 표현할 줄 몰라 나타나는 정서적 표현의 한 형태입니다. 특히 2~5세의 아이들은 정서 경험의 강도는 매우 크지만, 표현 수단은 제한적입니다. ‘싫어’, ‘화나’ 같은 단어보다 ‘울기’, ‘드러눕기’, ‘물건 던지기’가 먼저 나오게 되는 이유입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행동을 억누르기보다, 아이가 느끼는 감정을 먼저 공감해주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장난감을 사달라고 떼쓰는 아이에게 “그만해, 창피하게 왜 이래?”, “조용히 해야지.”라고 말하기보다는 “그 장난감 갖고 싶었구나. 그런데 오늘은 살 수 없어서 속상하지.”라고 감정을 먼저 인정해주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이는 아이가 ‘내 마음은 받아들여졌구나’ 하는 정서적 안정감을 느끼게 하고, 감정을 조절하는 연습이 되기도 합니다.
부모가 기억할 3단계 접근법을 살펴보면,
1단계(공감 먼저): “많이 속상했구나. 그 장난감 정말 갖고 싶었지.”
2단계(행동은 제한): “화가 나도 바닥에 눕는 건 안 돼. 같이 나가서 이야기 하자.”
3단계(사후 대화): 감정이 가라앉은 후 “아까 왜 그런 기분이 들었을까?”라고 되짚어보기
이 과정을 반복하며 아이는 감정이란 ‘터뜨려야 하는 것’이 아니라, ‘표현하고 조절할 수 있는 것’임을 서서히 배우게 됩니다.
감정을 말할 줄 알고, 조절할 줄 아는 아이는 쉽게 흔들리지 않습니다. 자기 감정에 이름을 붙이고, 그것을 말로 표현할 줄 아는 능력은 영유아기부터 길러져야 합니다. 부모가 아이의 감정에 공감해주고, 적절한 행동의 방향을 제시해주는 것 그것이 아이의 정서를 키우는 가장 큰 힘입니다. 하루하루 반복되는 양육의 순간 속에서, 아이의 감정에 한 걸음 더 다가가 보세요. 부모의 말과 태도가 아이의 평생 정서를 위한 토양이 됩니다.
<참고문헌>
김경혜 외 (2021). 『영유아 발달과 부모 교육』. 학지사.
윤혜경 외 (2019). 『부모와 함께하는 감정코칭』. 학지사.
정옥분 (2020). 『아동발달의 이해』. 학지사.
이숙현, 김경화 (2015). “유아의 정서지능과 또래 상호작용의 관계.” 『유아교 육연구』, 35(1), 97-118.
이은화 (2018). “부모의 정서표현이 유아의 정서지능에 미치는 영향.” 『가정과 삶의 질 연구』, 36(3), 39-5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