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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HD 아이를 돕는 양육 방법
연세아이 정신건강의학과 의원
원장 이수영
ADHD(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장애)는 단순히 ‘산만한 성격’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뇌 기능의 차이로 인해 발생하는 생물학적 질환입니다. 실제로 연구에 따르면 뇌의 전두엽 기능이나 도파민 전달 체계의 이상이 ADHD의 핵심 원인으로 지목됩니다. 그러다보니 ADHD의 치료는 약물치료가 우선되며 실제로도 탁월한 효과를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럼에도 아이의 성장은 약만으로 이루어지진 않는 것도 사실입니다. 많은 부모님들이 ADHD 아이를 어떻게 도와줄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이야기합니다.
어쩌면 ADHD를 가진 아이를 키우는 것은 매일 매일이 ‘작은 전쟁’처럼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말로 해도 듣지 않고, 한 가지 일에 집중하지 못하고, 친구와의 갈등도 잦고, 감정 기복도 심해 부모의 인내심을 끝없이 시험하게 되지요. 하지만 아이는 일부러 부모를 힘들게 하려고 그러는 게 아닙니다. 그저 자신을 조절하는 능력이 미숙할 뿐입니다. 오늘은 이런 아이를 어떻게 도와줄 수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1. 단순하고 예측 가능한 환경을 만들어주자.
ADHD 아이들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조절과 통제 능력, 계획성이 떨어진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규칙이 없고 정돈되지 않은 환경은 아이를 더 산만하고 혼란스럽게 만듭니다. 따라서 최대한 ‘단순하고 예측 가능한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일과표를 눈에 잘 보이는 곳에 붙여두고 매일 같은 순서로 생활하도록 유도해 보세요. 아침 기상, 세수, 아침 식사, 등교 준비 같은 일상적 행동도 반복적인 구조 속에서 익숙해지도록 만드는 것이 좋습니다. 당장 사용하지 않을 장난감이나 책 등은 보이지 않는 곳에 정리해두는 것도 좋습니다.
2. 비난보다는 칭찬을 사용하자.
ADHD 아이들은 산만하고 부주의한 행동 때문에 어딜 가나 환영받지 못하고 야단맞게 되는 경우가 흔합니다. 그러다보면 나중에는 ADHD 행동 문제 뿐만 아니라 우울 증상, 낮은 자존감, 정서적 위축 등 2차적인 문제들도 많이 발생하게 됩니다. 부모의 칭찬과 격려는 아이가 실패를 극복하고 계속 노력하게 만드는 중요한 에너지원이 됩니다. 예를 들어 ‘오늘은 숙제할 때 집중하려고 노력했구나’ ‘어제보다 더 노력하는 모습이 멋졌어’ 같은 말은 아이가 스스로 자신의 변화 가능성을 믿도록 도와줍니다. 좌절감만 주는 비현실적인 목표를 제시하기 보다는 성취감을 맛볼 수 있는 아주 작고 구체적인 목표를 정하고 그에 대한 칭찬과 격려를 해주는 것이 더 좋습니다.
3. 아이의 감정 조절을 도와주자.
ADHD 아이는 작은 자극에도 쉽게 화를 내고 감정이 격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럴 때 부모가 감정에 휘말려 함께 화를 내면 상황은 더 악화될 수 있습니다. 감정이 격해진 순간에는 말 보다 ‘함께 조용히 있기’ 같은 것이 더 도움이 될 수도 있습니다. 감정이 가라앉은 후에는 아이와 함께 상황을 돌아보며 그때 어떤 기분이었는지, 다음엔 어떻게 하면 좋을지 이야기해보세요. 이런 ‘감정 코칭’은 아이의 감정 인식과 표현, 감정 조절 능력을 키우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일반적인 아이에 대한 양육도 힘들지만 ADHD 아이를 양육하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상상도 못할 정도의 지치고 힘든 과정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아이의 말에 조금 더 귀 기울이고 마음을 이해하며 인내심을 가지고 다가가다 보면 어느 순간 아이도 부모도 몰라보게 성장해있는 그런 날이 오리라 생각합니다. 당장은 아이가 ‘미운 오리 새끼’ 같아 보이겠지만 아이의 독특한 시선, 감정, 에너지는 언젠가 놀라운 가능성과 창의성으로 바뀌어 ‘백조’처럼 훨훨 날아오르는 날이 올 것이라 생각합니다. 아이가 변화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ADHD 아이를 둔 부모님들, 오늘도 조금만 더 힘내보자는 말씀을 드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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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영 원장 |
부산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부산대학교 병원 수련의
서울중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공의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 소아청소년 정신과 전임의
한국 정신분석학회 심층과정 수료
(현) 연세아이 정신건강의학과 의원 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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