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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육이라는 이름의 그림자
작성자 부산센터 조회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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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25-08-06 수정일 2025-08-06

훈육이라는 이름의 그림자



부경대학교 부경아동가족상담소 김문정



부모교육 시간마다 빠지지 않고 하는 질문이 있습니다.

혹시 아이가 말을 듣지 않아 엉덩이를 때리거나, 등짝을 스매싱해본 적 있으신가요? 빨리 손들어 주세요. 제가 신고를 좀 해야 해서요.” 농담처럼 말하지만 이 질문은 부모들이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자신의 행동을 돌아보게 하려는 의도를 담고 있습니다. 놀랍게도 이 질문에 망설임 없이 손을 드는 부모님들이 적지 않고, 심지어 잘못했으면 때려야지요라고 이야기 하는 경우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과연 이러한 행동이 아이의 잘못을 바로잡기 위한 훈육일 수 있을까요?


부모 집단 상담에서 한 어머니가 차 안에서 아이가 가만히 있지 않아 너무 힘들다고 토로하자, 듣고 있던 다른 어머니들이 자기애들은 넌 혼자 집에 있어라. 우리끼리 갈게”, “너 때문에 오늘 맛있는 거 못 먹게 생겼다라고 하면 말 잘 듣는다며 거듭니다. 자신들이 한 말이 아이에게는 분명한 협박이자 정서적 통제로 작용할 수 있음을 인식하지 못한 채 아주 가볍게 말합니다.


만약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교사가 같은 방식으로 아이를 대했다면 부모들은 주저 없이 명백한 학대라며 분노했을 것이고 즉각적인 조치를 요구했을 텐데, 같은 행동이 가정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이뤄질 때는 훈육이라는 이름 아래 너그러이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부모들이 일상적으로 하는 협박이나 위협은 훈육이라 여기고 정당화하면서도 정작 같은 상황이 교육기관에서 발생하면 분노하는 모습을 보면, 우리는 훈육과 학대의 경계를 혼동하고 있으며, 더 나아가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가려진 폭력을 훈육으로 착각하고 있는 현실을 돌아봐야 합니다.


실제 여러 조사와 연구에서도 많은 부모들이 아동학대의 기준을 모호하게 인식하고 있으며, 소리 지르기, 감정적 위협, 무시와 방임 등은 여전히 훈육의 일환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상황인데, 이는 부모의 감정과 편의가 중심이 된 양육 방식이 아이의 정서와 인격 형성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깊이 성찰해 보아야 함을 시사합니다.


아이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가정 내 환경이 가장 먼저 안전하고 따뜻한 공간이어야 합니다. 훈육과 관련하여 부모가 일상에서 반드시 인식하고 실천해야 할 몇 가지 원칙이 있습니다.

우선, 폭력은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으며, 신체적 체벌은 아이에게 두려움과 불안을 심어줄 뿐 아니라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 나갈 기회를 빼앗고, 부모와의 신뢰 관계를 무너뜨리며, '사랑의 매'라는 개념은 실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분명히 인식해야 합니다. 언어적 폭력이나 조롱, 비교와 같은 말 역시 아이의 자존감과 정서 발달에 깊은 상처를 남긴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또한 정서적 학대와 방임에 대한 감수성을 키우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 아이에게 소리를 지르거나 겁을 주는 행동은 명백한 정서적 학대이며, 아이의 기본적인 의식주를 제공한다고 해서 양육의 책임을 다했다고 보기 어렵고, 정서적인 교감과 관심, 보호와 이해 없이 방치하는 행위 역시 심각한 학대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부부 싸움을 아이 앞에서 하는 것은 정서적 학대에 해당할 수 있으며, 아이는 부모의 갈등을 자신의 탓으로 돌리거나 세상이 불안정한 곳이라고 인식하게 되므로, 부부의 좋은 관계는 곧 아이의 정서적 안정과 건강한 자아 형성의 필수 조건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와 같은 디지털 기기를 아이를 통제하거나 방치하는 수단으로 사용하는 일을 피해야 합니다. 미디어는 양육을 대신할 수 있는 도구가 아니며, 오히려 소통을 단절시키고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사용 시간과 내용을 제한하고 부모와 함께 하는 놀이와 대화를 통해 교감을 늘리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훈육인가 학대인가, 어른이 아닌 아이의 눈높이에서 다시 바라봐야 합니다.

우리는 지금 이 순간에도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자행되는 폭력과 방임의 현실을 직시해야 하며, 진정한 훈육이란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고 존중과 애정을 바탕으로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는 과정이지, 부모의 감정을 아이에게 쏟아내는 방식이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과연 지금 우리가 실천하고 있는 훈육은 아이에게 성장을 위한 이 되고 있는지, 아니면 고통과 두려움의 그림자가 되어 아이를 어둠 속으로 밀어 넣고 있지는 않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김문정 부소장님

- 부경대학교 유아교육과 박사졸업

- 대구대학교 상담학과 박사과정 중

- 부경대학교 아동상담과 강사

- 남구 보육정책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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