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소통의 장애물
홍명희 육아플래너
육아의 시작이 있으니 끝도 있을까요?
많은 부모들이 하루속히 육아에서 해방되기를 원하며 아이가 독립할 날을 손꼽아 기다립니다. 물론 아이가 너무 예쁜 시기에는 ‘이대로 멈추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할 때도 있지만 대부분은 소중하면서도 힘든 이 시기가 끝나기를 원합니다. ‘육아’라는 명칭은 달라지지만 부모와 자녀의 관계가 이어져 있는 한 늘 소통하며 지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관계인 부모자녀관계라도 하지 말아야 할 말들이 있습니다.
사실 ‘관계가 좋아지기 위해서 할 수 있는 말이 무엇일까?’를 고민하기보다 ‘하지 말아야 할 말’들을 알아차리고 조심하는 것이 더 빠른 길일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지금까지 했던 말 중에는 분명히 더 나은 말들이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대부분은 세련되게 말하거나 아이의 감정을 존중하면서 유대감을 강화시키는 의사소통 방법을 배우지 못했고 의사소통의 흐름을 끊어버리는 말들을 사용했던 경험들이 많을 것입니다.
의사소통 장애물은 비난, 인신공격, 위협, 명령, 무시, 부모의 일방적 해결책 제시 등이 있습니다.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비난- 대체 몇 번을 말해야 알아들어? 아직도 이해가 안되니?
*인신공격- 아기처럼 굴지 마! 너 벌써 7살이야. 5살도 다 알아들어.
*위협- 네가 계속 아기처럼 굴면 친구들이 동생이라고 더 이상 안 놀걸.
*명령- 그만해! 엄마가 시키는 대로 해!
*무시- 네가 그런 걸 할 수 있겠니? 네가 하는 게 다 그렇지~
이러한 의사소통 장애물은 아이의 생각과 감정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의미가 고스란히 전달됩니다. 또한 문제를 해결할 책임과 기회를 아이에게서 앗아가는 표현은 아이의 능력을 불신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해서 유능감을 형성할 기회조자 사라지게 됩니다.
이제 우리의 의사소통 패턴을 찾아봅시다. 나는 아이에게 어떤 유형의 말을 가장 많이 하는가요? 아마 자신의 의사소통 패턴을 찾아보면서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 것입니다. 그러나 이건 우리만의 잘못이 아닙니다. 우리의 의사소통 방식은 문화나 원가족의 의사소통 패턴과 연관이 깊습니다. 의식적으로 말하는 방식을 바꾸려고 노력하지 않으면 그저 반복해서 세대를 이을 수밖에 없습니다.
의사소통 장애물을 제거하는 데는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장애물을 인지하려고 노력하는 중이거나, 심지어 인지하고 난 뒤에도 계속 튀어나와서 후회하게 만들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그 말을 내뱉은 후 인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서두에 말한 것처럼 비난, 인신공격, 위협, 명령, 무시 등의 의사소통을 하지 않는 것이 효과적인 의사소통을 연습하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합니다. 우리가 오랜 시간에 걸친 노력 끝에 의사소통의 장애물을 없애고 난 이후에는 긍정적 관계를 맺기 위해서 효과적인 의사소통 방법을 배우고 그러한 소통방법이 자연스러워지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사실 의사소통은 소통하는 쌍방이 노력해야 하지만 아쉽게도 아이들은 부모의 의사소통 패턴을 보고 배울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아이들에게 좋은 모델이 되어야 합니다. 표현과 말하는 습관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배운 것이기 때문에 잘못 배운 것은 버릴 수도 있습니다.
언어를 변화시키려면 생각을 변화시켜야 합니다. 자녀를 내 뜻대로 다루려고 하는 부모의 생각과 의도를 먼저 점검해 봅시다. 그렇게 점검하는 동안 우리의 의식이 살아있기 때문에 감정적 표현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효과적인 의사소통의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부모의 분노나 조바심으로 인해 자녀의 입장에서 비난받고 무시 받는 상황을 줄이려면 ‘나 메시지’를 연습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나 메시지’는 많은 사람들이 들어보고 연습해 보았을 것이지만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적용되기 쉽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효과가 즉각적으로 드러나지 않는다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이 의사소통방법은 만능도 아니고 모든 상황에 기대한 만큼의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나 메시지’를 연습하다보면 자녀를 비난하고 공격하거나 무시하는 표현은 훨씬 줄어들 것입니다.
우리가 자녀에게 자주 하는 표현 중 한 두 가지만 생각하고 ‘나 메시지’로 바꿔봅시다.
“말 좀 똑바로 해봐. 그렇게 밖에 말을 못해?” 대신 “나는 이해가 잘 되지 않아서 조금 답답해”라고 표현해봅시다. 이렇게 표현하면 적어도 자녀와 관계를 망치지는 않을 것입니다.
참고자료.
이성을 잃지 않고 아이를 대하는 마음챙김 육아. 헌터 클라크 필즈지음. 서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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