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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도 부모도 기분좋은 원칙 연결 육아 ④>
김수려
M세대 부모들의 양육 멘터 닥터 베키의 “훈육 중심에서 연결 중심으로 바꾸는 양육 전략”을 다룬 책 <연결 육아>에 나온 양육의 원칙 중 몇 가지를 연재하려고 합니다.
<행동은 ‘문제의 단서’를 보는 창이다>
행동 이면의 ‘정서적 신호’ 읽기
부모들은 대부분 행동 우선적인 양육 모델을 적용할 것을 제안받아 왔습니다. 칭찬스티커 붙이기나 보상하기, 칭찬하기, 무시하기, 타임아웃 등은 모두 ‘어떻게 행동을 바꿀 것인가?’라는 질문에 초점을 맞춘 행동교정요법들입니다. 자녀 양육을 자문하는 사람으로서 나는 부모가 아이의 잘못된 행동을 바꾸고 싶어 한다는 것을 압니다. 나조차도 내 아이의 행동을 바꾸고 싶을 때가 있으니까요.
하지만 결국 문제는 ‘접근 방식’입니다. 눈에 보이는 것 이면에 초점을 맞추고 마음의 흥분을 가라앉히는데 도움이 될 방법을 알려줄 때, 아이의 행동은 덜 폭발적인 형태로 표출됩니다. 자녀의 무엇이 행동을 유발했는지 이해하면, 자녀가 회복력을 기르고 감정을 조절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습니다. 그러면 반드시 행동도 바뀝니다. 물론 시간차는 약간 날 수 있지만. 이러한 과정을 거쳐 변화가 일어나 자리를 잡으면, 이는 보다 지속적으로 유지되고 다양한 상황에서도 문제를 대하는 태도를 적용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행동을 보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그런 행동이 왜 나오게 되었는지는 이해하려고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작가 알피 콘(Alfie Kohn)은 자녀교육서 <훈육의 새로운 이해>에서 전통적인 규율이 일시적으로 행동을 바꿀 수는 있지만, 성장하도록 도울 수는 없다고 설명합니다. 그래서 주어진 행동을 ‘통찰’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 문제 행동을 유발하는 동기를 이해할 뿐 아니라 그 동기에 영향을 미칠 방법을 알아낼 것을 촉구합니다.
2. 아이의 행동 이면을 이해하는 질문들
그렇다면 어떻게 동기를 이해할 수 있을까요? 힘든 상황을 만났을 때 떠올려 보면 좋은 질문들입니다.
▶ 아이의 행동에 대한 나의 가장 관대한 해석은 무엇인가?
▶ 저 순간에 아이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
▶ 저 행동을 하기 바로 직전에 아이는 어떤 기분이었을까?
▶ 아이가 어떤 충동을 조절하느라 힘든 시간을 보낸 걸까?
▶ 아이와 비슷한 모습을 보였던 예전의 나는 없었을까? 있다면 그때 나는 무엇을 두고 투쟁했을까?
▶ 우리 아이는 내가 자신의 무엇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느끼고 있을까?
▶ 내 아이는 선하고 착한 아이인데, 무엇이 아이를 이토록 힘들게 만드는 걸 까?
▶ 이런 행동 이면에 펼쳐져 있는 더 깊은 주제는 무엇인가?
이 질문들에 대해 솔직한 답을 찾아야 하고 다음으로는 그 답에 포커스를 두고 자녀와 연결하기 위해 다가가야 합니다.
3. 사례: 네 살 아이의 보챔 행동 속 감정 읽기
방금 업무 전화벨이 울렸고 당신은 네 살배기 아들에게 통화하는 동안 조용히 있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아들은 당신이 통화하는 내내 책상 위의 물건들을 내던지며 징징거렸다. 업무 전화를 끊고 나서, 당신은 아들은 꾸짖는 대신 아이의 행동은 창문일 뿐임을 상기하며 가장 관대한 해석을 생각해낸다. 아들은 엄마와의 다정한 순간이 이어지길 원했고, 보살핌을 계속 받고 싶었으며, 아들의 여린 마음은 아직 이러한 불안을 감당할 수 없었다. 당신은 남편이 대화 중에 휴대전화를 들여다볼 때 들었던 소외된 감정을 떠올리며 그때 얼마나 서운했는지 생각했다. 당신과 아들 사이에 일어난 일과 다를 바 없다. 이 사실을 깨닫고 당신은 아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엄마랑 같이 놀다가 갑자기 엄마가 통화하면 네 기분이 안 좋을 수 있지. 이해해. 이런 일이 다시 생기면 어떻게 할지 연습해 볼까? 엄마가 통화할 때 몸으로 말하기를 하면 어때? 그러면 엄마가 여전히 널 신경 쓰고 있다는 걸 알게 될 것 같아.”
4. 변화가 일어나기 위해 필요한 ‘지속적 연결’
상황을 눈에 띄게 바꾸려면 지속적인 연결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문제 행동을 계속하는 아이에게는 더욱 적극적인 관심, 더욱 긴 일대일 시간과 자신의 존재가 인정받고 소중히 여겨지고 있으며 그러한 행동을 하지 않고도 정체성을 가질 수 있다는 확신을 주어야 합니다. 연결 증가란 매일 10분 동안 다른 데 주의를 빼앗기지 않는 시간, 또는 “얘야, 아이스크림 먹을래? 우린 특별히 즐거운 것이 필요해!”라고 말하는 시간을 가진다는 의미입니다. 당신이 자녀에게, 특히 문제 행동을 한 전력이 있는 자녀와 함께 좋은 시간을 보내면 “난 너를 나쁜 아이로 보지 않아”라고 말하는 것과 같습니다.
5. 문제 행동 중 부모가 취할 태도
아이가 문제 행동을 하는 동안에는? 심호흡을 하고, 시간이 다소 걸릴 수 있다고 생각해봅시다. 아이가 문제 행동을 했을 때에도 아이와 연결되려고 노력해야 하지만, 그렇다고 파티를 열어 줄 필요는 없습니다. 당신은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네가 힘든거 알겠어. 네 마음을 잘 지키면서 네가 화가 났다는 걸 동생에게 알려줄 방법을 찾아보자. 지금은 엄마가 빨래를 개야하니까 엄마 옆에 있고 싶으면 그래도 돼. 나중에 마음이 가라앉으면 우리 둘만 이야기 나눠보자. 알았지?”
행동을 창문이라는 관점으로 보기란, 그리고 실제로 그 창문을 통해 그 너머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읽어내기란 쉽지 않습니다. 사실 당신이 어렸을 때 당신의 행동을 더 큰 이야기의 한 부분으로 봐 준 사람이 없었을 것입니다. 행동을 단서로 보려면 연습이 필요합니다. 꾸준한 노력과 반복이 필요하고, 기분이 좋지 않거나 어색한 느낌이 드는 순간을 참아내야 합니다. 하지만 일단 변화를 느끼기 시작하면 자신의 노력이 성과를 내는 것을 지켜보는 것보다 더 자랑스러운 기분은 없습니다.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 기분이 좋아질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관점을 갖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는, 부모인 우리가 자신의 감정을 충분히 지지받고 인정받는 경험이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과거에 지지를 받지 못했다고 해서, 지금 우리도 아이에게 지지를 주지 못해도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오늘날의 사회에서는 아이가 정서적으로 부모와 연결되어 있고, 동시에 지지와 자립을 균형 있게 경험해야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그래서 부모의 역할은 타고나는 능력이 아니라, 계속되는 연습과 반복을 통해 성장해 가는 과정입니다.
처음에는 어색하고 어렵고, 때로는 실패한 것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그 과정을 포기하지 않고 계속하다 보면 어느 순간 “나는 아이와 마음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확신이 자리 잡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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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려 소장님 |
- 경성대학교 교육학과 박사 졸업
- 전) 영도중앙어린이집 원장
- 현) 브레인맘 연구소 소장
- 현) 신라대학교 미래융합학과 복지상담트랙 초빙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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