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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고 떼쓰는 아이, 불안정 애착인지 걱정이 되어요
연 심리상담센터장 김연주(육아플래너)
‘우리 아이가 불안정 애착일까요?’라는 질문과 함께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상담실을 찾는 부모님들이 최근 부쩍 늘고 있습니다. 많은 부모님이 현재 아이에게서 보이는 문제행동의 원인을 양육자인 자신의 부족이나 실수로 여기며 스스로를 자책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상담 장면에서 관찰되는 아이의 행동은 연령 발달상 충분히 나타날 수 있는 모습이거나,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닌 기질적 특성으로 이해하고 안내가 필요한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즉, 발달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정상 행동이 애착 문제로 오해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 글에서는 ‘애착’이 무엇인지에 대해 먼저 정확히 정의하고, 이후 아이의 행동이 정서발달 과정상 나타나는 일시적인 어려움인지, 혹은 불안정 애착의 문제로 보아야 하는지를 판단하고자 합니다.
‘애착’이란 어린 시절 주 양육자와의 반복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형성되며, 세상과 타인 속에서 안전을 느끼기 위해 선택하는 방법으로 이해하는 것이 적절합니다. 사람은 성장 과정에서 경험한 돌봄의 반응을 토대로 “나는 도움을 요청해도 되는 사람인가?”, “타인은 필요할 때 응답해 주는가”와 같은 내적 기준을 형성하게 됩니다. 이러한 기준은 이후 또래 관계를 맺고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방식은 물론, 갈등 상황에서 감정을 조절하고 반응하는 방식 전반에 영향을 미칩니다. 중요한 점은 애착이 기질처럼 고정된 특성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애착은 관계 속에서 학습된 반응 패턴이기 때문에, 안정적인 관계 경험과 일관된 상호작용을 통해 충분히 변화하고 재구성될 수 있습니다. 혹여 우리 아이가 현재 불안정 애착의 모습을 보이고 있더라도, 지금부터 일관되게 안정감을 제공하고 세상은 안전한 곳이며 도움이 필요할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경험을 쌓아 간다면, 아이가 세상을 바라보는 믿음을 충분히 변화할 수 있습니다.
영·유아기의 정서발달은 감정을 스스로 조절하는 능력이 아직 충분히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시작됩니다.
0–1세 영아는 기쁨과 불쾌, 놀람과 같은 기본적인 정서를 주로 신체 반응과 울음으로 표현하며, 자신의 감정을 스스로 다룰 수 없습니다. 전적으로 보호자의 반응에 의존하며 이 시기에 보호자가 아이의 울음과 신호에 민감하고 일관되게 반응할수록, 아이는 세상이 안전하다는 기본적인 정서적 신뢰를 형성하게 됩니다. 이 시기 잦은 울음이나 불안은 문제행동이 아니라 정서발달의 시작으로 이해하는 것이 옳습니다.
1–2세가 되면 아이는 신체가 발달하며 이동 능력이 생기고 세상을 탐색하려는 욕구와 보호자와 떨어지는 것에 대한 불안을 동시에 경험합니다. 신체 능력이 향상했으나 실제로 이룰 수 있는 것은 부족하고 좌절을 견디는 능력은 아직 미숙하므로 분리불안과 낯가림, 보호자에게 매달리는 행동이 두드러질 수 있습니다. 자신의 감정을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를 배우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모습입니다.
2–3세는 자율성과 자기주장이 급격히 증가하는 시기로, 흔히 ‘미운 두 살’이라 불립니다. 아이는 “내가 하고 싶다”라는 욕구가 강해지지만, 언어 능력과 정서 조절 능력이 이를 충분히 뒷받침하지 못해 분노와 좌절이 강하게 표출됩니다.
3–4세가 되면 언어 능력이 발달하면서 아이는 자신의 감정을 말로 표현하기 시작하고, 타인의 감정에도 점차 관심을 보입니다. 다만 여전히 자기중심적인 사고가 강해 상대의 입장을 완전히 이해하기는 어렵습니다. 이 시기에는 질투, 부러움, 죄책감과 같은 복합적인 감정이 나타나며, 감정의 원인을 자신과 연결 짓는 모습도 흔히 관찰됩니다.
4–5세 정도가 되어야 감정을 조절하는 능력이 점차 확장되며, 또래 관계 속에서 감정을 조율하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부끄러움이나 자존감, 실패에 대한 감정이 나타나고, 타인의 평가에 민감해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정서 조절 능력은 아직 안정적이지 않아 스트레스 상황에서는 이전 연령대의 행동으로 되돌아가는 일시적 퇴행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즉 영·유아기는 감정을 스스로 조절하는 능력이 아직 충분히 발달하지 않아, 불안이나 좌절을 느낄 때 이를 말로 설명하기보다 울음, 매달림, 회피, 감정 폭발과 같은 행동으로 표현될 수 있습니다.
영·유아기의 정서발달 과정과 애착 불안은 겉으로 드러나는 행동 양상이 매우 비슷하기 때문에 쉽게 혼동됩니다. 예를 들어 정서 조절 능력이 급격히 확장되는 시기이다 보니 불안과 감정 기복 역시 함께 증가합니다. 아이는 새로운 발달 과제를 마주할수록 보호자의 안정적 반응을 더 필요로 하기에 이 과정에서 매달림이나 분리불안이 강화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모습은 성장의 일부임에도 불구하고, 겉으로는 애착 불안의 신호처럼 해석되기 쉽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의 행동을 애착 문제로 단정 짓기보다, 연령에 적절한 반응인지, 특정 시기에 국한된 모습인지, 보호자와의 관계 안에서 회복할 수 있는지를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불안 행동과 불안정 애착의 구분 기준은 지속성과 회복성입니다. 먼저, 정서발달 과정에서 나타나는 불안 행동은 보호자의 일관된 위로와 조율 속에서 점차 완화되고, 상황에 따라 강도가 달라집니다. 반면 애착 불안이 중심이 되는 경우에는 보호자의 반응에도 불구하고 불안이 쉽게 가라앉지 않거나, 관계 전반에서 반복되는 패턴으로 고착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다음으로, 발달 과정에서 나타나는 정상 행동의 특징은 상황과 시기에 따라 변화합니다. 새로운 환경에 들어가거나 피곤하고 배고픈 상황, 혹은 발달적 도약이 일어나는 시기에 행동이 두드러질 수 있지만, 보호자의 안정적인 반응이 제공될 경우 비교적 빠르게 회복됩니다. 즉 아이는 불안을 느끼더라도 보호자의 위로와 조율 속에서 다시 평정 상태로 돌아올 수 있으며, 관계 자체에 대한 기본적인 신뢰는 유지됩니다. 반면 불안정 애착으로 나타나는 행동은 특정 시기나 상황을 넘어 지속적이고 관계 전반에 걸쳐 반복됩니다. 보호자가 일관되게 반응해도 불안이 쉽게 가라앉지 않거나, 분리와 재결합 상황에서 극단적인 집착이나 회피가 반복적으로 나타납니다. 이때 아이의 행동은 단순한 감정 표현이라기보다, 관계 안에서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고착된 방식으로 반응하는 것에 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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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이의 불안한 행동이 특정 상황(낯선 환경, 피로, 분리 상황)에서만 두드러지는지, 아니면 일상 전반에서 지속되는지 살펴보자.
2. 부모가 안정적으로 반응했을 때 아이의 감정이 일정 시간 후 가라앉는지, 혹은 위로에도 불구하고 쉽게 회복되지 않는지 살펴보자.
3. 분리 상황 이후 재결합 시, 아이가 다시 부모에게서 안정감을 회복하는 모습을 보이는 지 살펴보자.
4. 부모의 반응에 따라 아이의 행동이 조절되거나 변화하는 여지가 있는지, 혹은 늘 비슷한 방식으로 반복되는지 살펴보자. |
지속성과 회복성을 점검했음에도 아이의 행동이 발달 과정에서 나타나는 일시적인 모습인지, 애착 어려움으로 이어지고 있는지 구분하기 어려울 때는 상담을 통해 도움을 받아볼 수 있습니다. 특히 보호자의 일관된 위로와 반응에도 불구하고 아이의 불안이나 집착, 회피 행동이 몇 달 이상 지속되거나, 분리와 재결합 상황에서 극단적인 반응이 반복되는 경우에는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그런 상황과 상관없이 아이의 행동으로 인해 부모가 점점 자신감을 잃고 양육에 대한 두려움이나 죄책감을 느끼고 있다면, 상담을 받아보실 것을 권합니다. 상담은 아이나 부모의 양육을 평가 하려는 게 아니라, 조금 더 안전해질 수 있는 관계의 방향을 함께 찾는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참고문헌]
애착과 심리치료, Wallin, D. J. 저. 김진숙 외 역, 서울: 학지사,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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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주 센터장 |
- 신라대 상담치료학 석사 졸/부산대 아동가족학 박사 재학
- 한국상담학회 전문상담사
- 전)부산가정법원 면접교섭 상담위원
부산시 아동보호종합센터 가족기능강화사업 전문상담사
행복한어린이병원 임상심리사/소아정신과 심리치료사
- 현) 연심리상담센터장
- 현) 부산광역시육아종합지원센터 육아플래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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