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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양육과 부부관계 1 - 문제는 육아가 아니라 부부관계 2026-07-29
작성자 부산센터 조회 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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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육아가 아니라 부부관계

    

 

놀이치료사 이혜련

    

정말 아이 때문일까?

 

아이를 키우다 보면 이런 말을 자주 하게 됩니다.

 

아이가 말을 안 들어서 너무 힘들어.”

아이 때문에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못 해.”

아이 때문에 하루가 너무 지쳐.”

 

아이를 키우는 일이 늘 즐겁고 행복하기만 하다면 좋겠지만, 현실의 육아는 그렇지 않습니다. 부모는 양육 과정에서 피로와 불안, 걱정, 답답함과 같은 다양한 감정을 경험합니다. 그리고 그런 감정이 쌓일수록 우리는 그 원인을 아이의 행동에서 찾으며 자연스럽게 아이 때문에라는 말을 하곤 합니다.

물론 아이의 기질이나 행동이 부모를 힘들게 하는 순간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느끼는 육아의 어려움은 정말 아이 때문만일까요?

    

 

2. 육아보다 더 큰 어려움: ‘혼자 책임지고 있다는 느낌

 

아이가 태어나는 순간 부부는 부모라는 새로운 역할을 맡게 됩니다. 삶의 중심도 자연스럽게 부부에서 아이에게로 옮겨갑니다. 이전과는 다른 일상이 시작되고, 새로운 책임을 감당해야 하며, 익숙했던 생활도 달라집니다. 이 변화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부모는 누구나 부담과 혼란을 경험합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서로의 힘듦을 비교하기 시작할 때입니다. "누가 더 많이 육아를 했는지", "누가 더 힘든지"를 따지다 보면 갈등은 점점 커집니다. 하지만 그 마음속에는 사실 다른 감정이 숨어 있습니다.

 

'내 노력을 알아줬으면 좋겠다.'

'나도 많이 힘들었다고 말하고 싶다.'

'누군가 내 편이 되어주었으면 좋겠다.'

 

우리는 이런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데 익숙하지 않습니다. 대신 서운함이나 짜증으로 표현하고, 상대는 그것을 비난으로 받아들이면서 오해가 쌓이게 됩니다. 겉으로는 육아 때문에 싸우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부모가 되어가는 과정에서 서로를 이해하고 소통하는 방법을 배우는 과정에서 생기는 갈등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부모들의 경험은 실제 연구에서도 확인됩니다. 양육스트레스에 관한 많은 연구에서는 단순히 아이가 얼마나 까다로운가만을 살피지 않습니다. ‘배우자가 내 노력을 인정해 주는지, 육아의 책임을 함께 나누고 있는지도 중요한 요인으로 살펴봅니다. 특히 배우자의 양육참여는 양육스트레스를 설명하는 중요한 변인으로 제시됩니다. 배우자가 육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역할을 함께 분담한다고 인식할수록 양육 부담은 줄어들고 정서적 안정감은 높아지며, 이는 긍정적 양육태도로 이어집니다. 결국 우리가 육아에서 가장 힘든 순간은 아이의 행동 자체보다 그 어려움을 함께 나눌 사람이 없다고 느낄 때일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부부관계는 부모 자신의 행복뿐 아니라 아이의 성장과 발달에도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3. 부부관계가 아이에게 미치는 영향

 

부부관계는 부부 두 사람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부모 사이의 관계는 가정의 분위기를 만들고, 그 분위기는 자연스럽게 아이에게 전달됩니다.

여러 연구에서는 부부관계 만족도가 높을수록 양육 스트레스는 낮아지고 부모로서의 자신감은 높아지며, 아이를 대하는 태도도 더욱 긍정적으로 나타난다고 보고합니다. 반대로 부부갈등이 지속되면 부모가 느끼는 부정적인 감정이 아이를 대하는 태도에도 영향을 미쳐 부모-자녀 상호작용의 질을 저하시킬 가능성이 있습니다.

국내 종단연구에서도 유아기 자녀를 둔 어머니를 2년간 추적한 결과, 부부갈등은 어머니의 양육스트레스를 높이고, 이러한 스트레스는 다시 자녀의 정서적 적응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결과는 부부갈등이 부부 간의 문제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자녀의 정서와 행동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4.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부부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거창한 변화가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작은 말 한마디와 짧은 대화만으로도 관계는 조금씩 달라질 수 있습니다.

첫째, "누가 더 힘들었는지"를 따지기보다 "오늘 하루는 어땠어?"라고 물어보시기 바랍니다. 서로의 하루를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배우자는 이해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둘째, 해결책을 제시하기보다 먼저 감정을 공감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건 이렇게 하면 되잖아."라는 말보다 "오늘 많이 힘들었겠다."라는 한마디가 상대에게는 훨씬 큰 위로가 될 수 있습니다.

셋째, 부모이기 전에 부부였다는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아이를 위한 시간을 만드는 것만큼 부부만의 시간을 만드는 일도 소중합니다. 짧은 산책이나 함께 마시는 차 한 잔처럼 작은 시간도 관계를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아이를 잘 키우기 위해 가장 먼저 돌봐야 하는 것은 아이만이 아닙니다. 아이를 함께 키워가는 부부의 관계입니다. 서로를 이해하고 지지하는 관계가 단단해질수록 육아는 혼자 버텨내는 일이 아니라 함께 걸어가는 여정이 됩니다.

어쩌면 아이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완벽한 부모가 아니라, 서로를 존중하고 응원하는 부모의 모습일지도 모릅니다.

 

 

참고문헌

김도은, 이희영, 최태진 (2024). 어머니의 양육효능감과 아버지의 양육참여가 유아기 자녀를 둔 어머니의 양육 스트레스에 미치는 영향. 학습자중심교과교육연구, 24(12), 785-805.

문혜련 (2026). 어머니가 지각한 부부갈등이 양육태도에 미치는 영향: 어머니 회복탄력성의 조절효과. 미래유아교육학회지, 33(1), 23-42.

정현숙, 유계숙(2001). 가족관계. 신정.

 

 

 

이혜련 놀이치료사

부산대학교 아동학과 박사수료

) 부산아동심리센터 선임연구원, 놀이치료사

) 부산광역시육아종합지원센터 육아플래너(양육심리상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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