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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양육과 부부관계 2 - 부부는 팀 vs 경쟁자 2026-07-29
작성자 부산센터 조회 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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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는 팀 vs 경쟁자

 

 

놀이치료사 이혜련

 

 

1. 우리 부부는 언제부터 경쟁자가 되었을까?

 

아이가 겨우 잠든 밤입니다. 한 사람은 설거지를 하고, 다른 한 사람은 빨래를 개고 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말 한마디가 분위기를 바꿉니다.

 

"오늘은 내가 더 많이 했잖아."

"나는 하루 종일 일 했잖아. 쉬지도 못했어."

"그럼 나는 놀았어?"

어느새 부부는 아이를 함께 키우는 팀이 아니라, 누가 더 힘들었는지 증명하는 경쟁자가 되어 있습니다. 사실 속마음은 그렇지 않습니다. 다만 몸과 마음이 유독 지친 날이면, 자신도 모르게 더 날 선 말로 서로를 비난하며 자신의 힘듦을 인정받고 싶어집니다.

 

2. 우리는 왜 경쟁하게 될까요?

 

사실 우리는 경쟁하고 싶은 것이 아닙니다. 단지 인정받고 싶고, 공평하게 대우받고 싶고, 억울하고 싶지 않을 뿐입니다. "내가 더 힘들다"는 말은 대부분 "나도 힘들다는 것을 알아달라"는 뜻입니다.

심리학에서는 사람은 끊임없이 자신과 타인을 비교하는 경향이 있다고 봅니다. 이는 부모가 된 이후에도 예외는 아닙니다. 우리는 다른 집 부모와 비교하고, 배우자와도 비교합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 "누가 더 많이 했는지"를 따지게 됩니다. "나는 하루 종일 아이를 돌봤는데", "나는 쉬지 못하고 하루 종일 일했는데" 이런 생각이 서로를 향할 때, 우리는 상대의 힘듦을 이해하는 대신 비교하기 시작합니다. 그 순간 부부는 협력자가 아니라 경쟁자가 됩니다.

 

부부관계 연구에 따르면, 가사와 육아를 공정하게 분담하고 있다고 느낄수록 부부 만족도는 높고 갈등은 낮았습니다. 반면 실제 분담 비율과 무관하게 '불공평하다'고 인식할수록 스트레스와 갈등은 커졌습니다. 예를 들어 분담 비율이 7030이어도 "우리 상황에서는 이게 맞아"라고 받아들이면 갈등은 적습니다. 하지만 5050으로 나누고 있어도 "왜 나만 이렇게 해야 하지?"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면, 그 순간 공정성은 깨지고 맙니다.

공정성 이론에 따르면 사람은 단순히 '내가 얼마를 받았는가'보다 '내가 투자한 것과 얻은 것이 상대와 비교해 공정한가'를 더 중요하게 여깁니다. , 자신의 노력에 비해 배우자의 기여가 적거나, 자신의 노력이 충분히 인정받지 못한다고 느끼는 순간, "왜 나만 이렇게 신경 쓰고 고생해야 하지?"라는 생각과 함께 불만이 쌓이기 시작합니다. 문제는 실제로 누가 더 많이 했는지가 아니라, 서로가 내 노력을 알아주지 않는다고 느끼는 순간 갈등이 시작된다는 것입니다.

 

이런 마음은 우리 안에 보이지 않는 '육아 가계부'를 만듭니다. 새벽에 아이를 재운 횟수, 병원에 데려간 횟수, 숙제를 봐준 시간, 회사를 조퇴한 날까지 우리는 이 모든 것을 하나하나 기록합니다. 문제는 이 가계부가 나의 기록만으로 빼곡해 배우자가 기울인 노력은 좀처럼 눈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이는 이기적이어서가 아닙니다. 사람은 자신의 경험은 직접 겪기 때문에 정보가 풍부하지만, 타인의 경험은 관찰할 수밖에 없어 정보가 제한되기 때문에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인지적 특성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자신의 가계부는 매일 쓰면서도, 배우자의 가계부는 좀처럼 펼쳐보지 못합니다. 팀이 되기 위해서는 자신의 가계부뿐만 아니라 배우자의 가계부도 함께 펼쳐보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3. 경쟁자가 되는 부부의 특징, 팀이 되는 부부의 특징

 

경쟁자가 되는 부부는 누가 더 많이 했는지 계산하고, 상대의 실수를 먼저 찾아냅니다. "고마워"보다 "왜 안 했어?"라는 말이 늘고, 도움을 받는 것을 당연하게 여깁니다. 그렇게 서로의 마음속에는 점수가 쌓이듯 서운함이 쌓입니다.

반면 팀이 되는 부부는 서로의 역할을 비교하지 않고, 서로의 상황을 공유합니다. 도움을 요청하는 것을 자신이 나약하거나 실패한 증거로 여기지 않습니다. 문제가 생기면 그것을 상대의 잘못이 아니라 함께 풀어야 할 과제로 보고 함께 노력합니다.

가족학 연구에서는 배우자의 양육 참여 자체보다, '부모가 함께 양육하고 있다'고 느끼는 경험이 부모의 스트레스와 가족 적응을 더 잘 설명하는 것으로 보고됩니다. 경쟁자가 아닌 팀이 되려면, 실제 역할 분담을 함께 돌아보는 동시에 서로의 보이지 않는 노력을 의식적으로 인정하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단순히 "반반 나눠서 하는 것"이 아니라, 부모가 하나의 팀으로 기능하고 있는가가 중요하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4. 우리는 어떻게 팀이 될 수 있을까?

 

단순히 육아와 가사를 정확하게 반반 나누는 것으로는 팀이 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팀이 될 수 있을까요?

첫 번째, “누가 더 많이 했는가?”를 비교하는 대신 오늘 어땠어? 뭐가 가장 힘들었어?”라고 물어봐 주시기 바랍니다. 나의 힘듦뿐 아니라 상대의 노력과 힘듦을 함께 살필 때, 비로소 서로가 한 팀이 될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서로에게 고마운 것 한 가지를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지시기를 바랍니다. 국내외 여러 연구에서는 부부가 서로에게 감사를 자주 표현할수록 부부 만족도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배우자에게 감사를 표현하는 행동은 공동체 의식을 높이고, 관계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증가시킵니다. 연구자들은 감사의 표현을 관계를 위한 예방주사에 비유하기도 했습니다. 큰 이벤트보다 일상의 작은 감사 표현이 관계를 오래 건강하게 유지하는 힘이 된다는 의미입니다. , 서로에 대한 고마움의 표현은 단순한 예의가 아니라 부부관계를 유지하는 자원입니다.

육아는 혼자 잘하는 사람이 이기는 경기가 아닙니다.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며 함께 완주하는 긴 여정입니다. 오늘 배우자의 점수를 매기기보다, 함께 완주할 동료라는 사실을 한 번 더 떠올려 보시기 바랍니다. 아이에게 가장 든든한 부모는 서로의 점수를 계산하는 부모가 아니라,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함께 걸어가는 한 팀의 부모입니다.

 

 

이혜련 놀이치료사

부산대학교 아동학과 박사수료

) 부산아동심리센터 선임연구원, 놀이치료사

) 부산광역시육아종합지원센터 육아플래너(양육심리상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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