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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성과 정서발달 3 - '어린이집 초기 적응 이렇게 해야 덜 힘들다.' 2026-09-01
작성자 부산센터 조회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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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 초기 적응 이렇게 해야 덜 힘들다.

 

 

동명대학교 상담심리학과 교수 김경미

 

아이를 처음 어린이집에 보내는 시기는 부모에게도 큰 전환점입니다. 아침마다 '오늘은 잘 들어갈까' 마음을 졸이고, 교실 문 앞에서 우는 아이를 보면 '조금 더 있다가 보낼 걸 그랬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며칠 지나면 괜찮아질 줄 알았는데 등원할 때마다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면 걱정은 더 커집니다. 하지만 어린이집 적응은 단순히 엄마와 잘 떨어지는가의 문제가 아닙니다. 아이는 처음으로 집 밖에서 새로운 어른과 관계를 맺고, 여러 아이들과 생활하며, 집과는 다른 하루의 리듬을 익혀야 합니다. 아이에게는 갑작스럽고 커다란 변화입니다.

 

뿐만 아니라 적응 속도에는 개인차가 큽니다. 새로운 환경에 빠르게 다가가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충분히 관찰한 뒤 움직이는 아이도 있습니다. 발달심리학자 토머스와 체스는 영유아마다 새로운 자극에 접근하고 적응하는 방식이 다르다고 말합니다. 즉 적응의 기준을 며칠 만에 울음을 멈췄는가로 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작은 변화를 눈여겨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교실에 들어가는 것 자체를 거부하던 아이가 선생님 품에서 잠시 진정한다거나, 울다가도 좋아하는 장난감을 바라본다거나, 간식을 먹기 시작하는 작은 변화가 있다면 아이는 이미 자기만의 속도로 적응해 나가는 중입니다.

 

아이의 어린이집 초기 적응을 돕는 실천가이드

 

1. 집과 어린이집의 생활 리듬을 비슷하게 맞춰주세요.

초기 적응을 힘들게 만드는 원인 중 하나는 환경뿐만 아니라 생활 리듬의 변화입니다. 늦게 일어나던 아이가 갑자기 일찍 일어나야 하고, 원하는 시간에 먹던 간식을 정해진 시간에 먹고, 부모와 함께 자던 낮잠을 혼자 자야 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변화가 한꺼번에 생기면 아이는 훨씬 쉽게 피로해지고 예민해집니다. 피곤한 아이는 작은 자극에도 더 크게 울고, 적응도 더뎌집니다. 가능하다면 입소 전부터 기상, 식사, 낮잠 시간을 어린이집 일정과 조금씩 맞춰보는 것이 좋습니다. 이미 등원을 시작했다면 평일과 주말의 생활 리듬 차이를 너무 크게 두지 않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2. 선생님에게 아이의 사용 설명서를 알려주세요.

어린이집 초기에는 부모와 교사의 정보 공유가 중요합니다. 아이가 어떤 상황을 어려워하는지, 무엇을 좋아하는지, 졸릴 때 어떤 행동을 보이는지, 어떻게 달래면 진정되는지와 같은 작은 정보는 교사가 아이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긴장하면 말을 하지 않고 입술을 깨물어요.”, “졸리면 안기기보다 등을 두드려 주는 걸 좋아해요.”와 같은 아이만의 사용설명서를 선생님께 공유하면, 교사는 아이의 신호를 훨씬 더 세심하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집과 어린이집에서 경험하는 돌봄이 어느 정도 연결될 때 아이는 새로운 환경에서도 더 빨리 안정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3. 집에 돌아온 아이에게는 회복 시간이 필요합니다.

어린이집에 잘 다녀온 아이가 집에 오자마자 짜증을 내고, 평소보다 더 안아 달라고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것 역시 적응 초기에 흔히 나타날 수 있는 모습입니다. 어린이집에서 아이는 하루 종일 새로운 환경을 살피고, 규칙을 따르고, 감정을 조절하느라 많은 에너지를 썼기 때문에, 가장 편안한 집에 돌아오면 그동안 참았던 피로와 감정이 한꺼번에 나오기도 합니다. 이럴 때 아이가 다시 안정될 시간을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등원 초기에는 하원 후 일정을 너무 많이 잡지 않고, 집에서 편안하게 쉬며 부모와 충분히 연결되는 시간을 갖는 것이 좋습니다.

 

4. 적응 중에는 퇴행처럼 보이는 변화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어린이집을 다니기 시작한 뒤 밤에 자주 깨거나, 혼자 먹던 아이가 밥을 먹여 달라고 하거나, 배변실수가 다시 나타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시기에는 일시적으로 어린 행동이 나타날 수 있으며, 이를 퇴행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이때 이제 형아인데 왜 이래?’라고 하기보다, 온전히 안아주며 정서적 충전 시간을 만들어 다시 자신의 능력을 회복할 수 있도록 기다려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5. 잘 적응한다는 것은 안 우는 것이 아닙니다.

어린이집 초기에는 울음이 가장 눈에 잘 보이는 울음에 마음이 쓰이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적응의 본질은 안우는 것이 아닙니다. 적응은 어린이집 공간에서 아이의 일상이 조금씩 가능해지는가에 있습니다. 등원할 때는 울더라도 부모가 떠난 뒤 선생님의 도움으로 진정하고, 친구들의 놀이를 관찰하며, 식사와 휴식을 취할 수 있다면 적응은 아주 잘 진행되고 있는 것입니다.

 

어린이집 적응은 아이가 부모에게서 단순히 떨어지는 연습이 아닙니다. 새로운 공간의 규칙을 배우고, 새로운 어른에게 도움을 요청하며, 집 밖에서도 하루를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다는 경험을 얻어가는 대견한 과정입니다. 처음에는 모든 것이 낯설었던 아이도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점차 자기 자리를 만들어 갑니다. 자신의 사물함을 알고, 좋아하는 장난감을 찾으며, 선생님에게 손을 내미는 순간들은 차곡차곡 쌓일 것입니다.

 

새로운 환경으로 나아가는 것은 아이뿐만 아니라 부모에게도 커다란 적응과 용기가 필요한 과정입니다. 조급해하지 않고 부모와 아이 모두 각자의 속도로 새로운 일상을 만들 수 있도록 따뜻하고 일관된 일상으로 서로를 다독여 주길 바랍니다. 낯선 세상 앞에 용기 내어 선 아이도, 아이를 믿고 한 걸음 뒤에서 응원하는 부모님도 모두 함께 성장할 것입니다.

 

 

김경미 교수님

2010.2. 전북대학교 심리학과 상담심리전공 박사졸업

) 서울대학교 행복연구센터 연구원

) 동명대학교 상담심리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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