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핍과 한계설정에 대하여 -
춘해보건대 언어치료과 교수 신 상 인
독일의 정신의학자인 알프레드 아들러에 의하면 가난이 사무친 사람이 자수성가를 위해 매진한다거나, 낮은 학력이 한이 된 부모가 자식의 교육을 위해 갖은 노력을 다하는 경우처럼 자신이 하고 싶었는데 못했거나 부족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을 보상해 줄 수 있는 삶을 추구한다고 한다. 다시 말하면 인간은 자신의 결핍을 채우기 위해 살아가는 존재이므로 결핍을 잘 활용한다면 동기부여가 되어 노력하고, 인내할 수 있는 사람으로 이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런데 대다수의 사람들은 왠지 ‘결핍’이라는 단어는 문제가 있고 부정적인 느낌으로 받아들이는 것 같다. 그러다보니 특히 육아장면에서의 결핍은 부모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게 된다는 생각을 갖게 하여 많은 젊은이들을 비혼과 딩크족으로 이끌거나 하나만 낳을 수 밖에 없도록 이끄는 것이 아닌가 싶다. 이러한 현상들을 보며 문득 필자는 ‘결핍’이 결핍된 시대구나 라는 생각을 해본다.
그러나 육아에서 모든 것을 가지게 되면 더한 것을 원하게 되는 것이 특히 미성숙한 영유아기임을 잊지 말자. 과도한 물질주의와 소비주의가 만연한 사회에서 미성숙한 자녀들은 갖가지 장난감이나 음식 등을 요구할 수 밖에 없는 환경에 노출되어 있다. 그러한 요구에 부모들의 허용적인 양육 태도는 결국 유아들을 과민반응으로 이끌고, 좌절에 대한 인내가 부족한 아이로 성장하게 한다.
아이에게 무엇은 되고, 무엇은 안 되는지 알려주는 한계설정 육아라는 말이 있다. 어디까지 가능하고, 어디서부터 불가능한지 '한계'를 정하고 그에 따라 아이를 지도하고 순응하는 전통적인 육아 방식이다. 영유아기는 본인들이 무엇을 가질 수 있고 할 수 있는지, 무엇을 가질 수 없고 하면 안 되는지 알지 못한다. 따라서 어려서부터 부모가 설정한 한계를 인지하고 받아들이는 반복적인 과정을 통해 자율적이고 사회적인 사람으로 양육이 가능한 것이다. 특히 영유아기의 뇌는 급속하게 성장하는 중이기 때문에 긴 시간동안 경험적으로 시행착오를 겪어가며 조절하는 힘을 키워야 하는 것이다.
필자는 한계설정과 관련하여 어느 기사를 통해 흥미로운 발견을 한 적이 있다. 한계설정(임계값)은 인공지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인공지능을 교육시키는 것에서도 한계설정(임계값)을 설정하는 것은 매우 까다롭다고 한다. 왜냐하면 너무 높거나 낮은 한계설정(임계값)은 모델의 성능 저하로 이어지기 때문이란다. 그래서 인공지능을 교육할 때 경험적으로 시행착오를 겪어가며 최적의 한계를 찾아가는데 만약 적은 노력으로 학습을 끝내게 되면 그 인공지능은 최적의 성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결과를 가져왔단다. 이 얼마나 흥미로운 사실인가?
이렇듯 시키는 것을 그대로 하는 인공지능에게도 한계 설정은 매우 어려운 일인데 하물며 부모의 한계설정에 떼쓰고 저항하는 영유아들에게 균형을 잡아가며 한계를 설정하고 실천하는 일은 얼마나 많은 노력이 필요한지 이해가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녀의 거부감과 어려움을 인정하고 공감을 해주면서 한계를 설정해주는 부모의 노력은 우리 사회를 더욱 희망적이고 밝은 사회로 이끌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따라서 다음칼럼에는 한계설정의 다양한 방법을 함께 모색하여 보고자 한다.
신상인 교수 |
동아대학교 일반대학원 교육심리 박사 졸.
현 한국통합예술심리치료 연구소 및 한국청소년 상담학회 수련감독원.
현 춘해보건대 언어치료과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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