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너의 말을 듣고 있단다.’라는 말의 기적
부산광역시육아종합지원센터 육아플레너 나복영
의사소통은 긍정적인 인간관계의 기본이 되는 요소이며 인성 발달이나 정서발달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의사소통은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상대방에게 고스란히 전달되는데 특히 영아와 유아의 경우에는 인생을 좌우할 정도로 강력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연구자들에 의해 밝히고 있다. 의사소통은 언어뿐만 아니라 일반적으로 사람의 표정, 제스처, 목소리, 태도, 모습 등의 요소로도 이뤄지고 있다. 즉 의사소통은 언어적, 비언어적 수단을 통하여 대인관계의 순환적인 과정 및 행동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좋은 관계를 위한 의사소통의 요소 중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경청’이다. 경청은 남의 말에 귀 기울여 주의 깊게 듣는 것을 말한다.
1. 경청의 중요성
표현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인간관계의 성패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한 표현할 때 받아들이는 자세는 더욱 중요하다. 즉 부모는 진정으로 자녀를 수용하는 경청이 필요하다. 자녀의 문제를 그대로 수용하여 자녀 스스로 문제를 바라보도록 하는 것이 ‘반영적 경청’이다. 반영적 경청은 부모가 자녀의 말을 들은 것을 다시 확인함으로써 정말로 자녀의 말을 이해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즉 부모가 자녀의 마음을 그대로 비춰주는 거울의 역할을 하여 자녀가 스스로 문제를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2. 부모의 경청 기술
첫 번째, 누구의 문제인지 파악하라
문제상황에서 누구의 문제인지 결정해야 한다. 즉 자녀의 문제인지, 부모의 문제인지 파악해야 한다. 자녀가 행동한 것을 자녀의 문제로 바라보는 경우 부모는 자녀를 도와주며 지지해 줄 수 있다. 그러나 자녀가 행동한 문제를 부모의 문제로 삼으면 부모는 자녀의 문제를 도와주려고 하기보다는 짜증스럽게 받아들이게 된다. 부모의 짜증은 고스란히 자녀에게 전달이 되어 자녀는 부모를 방해하는 사람으로 지각하게 된다. 즉 자녀는 자존감은 떨어지고 부모의 눈치를 보는 자녀가 될 수 있다.
두 번째, 문제의 소유가 파악되어 자녀의 문제로 두었다면 ‘반영적 경청’을 사용하라.
다음은 부모와 자녀의 대화이다. 평소의 대화법과 ‘반영적 경청’을 사용하는 대화법을 비교하여 보자.
가. 반영적 경청이 없는 대화
자녀: “나 영희 때문에 어린이집 가기 싫어”
부모: “왜? 영희가 어떻게 했는데?”or “어린이집에는 가야 해”
자녀: “영희가 내가 만든 장난감을 망쳤어”
부모: “영희가 모르고 했겠지”or “블록을 만들 때 조심하라고 말해”
나. 반영적 경청의 대화
자녀: “나 영희 때문에 어린이집 가기 싫어”
부모: “에구 영희가 너를 속상하게 했구나”
자녀: “응! 속상했어. 영희가 내가 블록으로 집을 지었는데 망쳤어”
부모: “속상했겠네. 우리 민정이는 블록 놀이를 정말 좋아하는데”
자녀: “어 그래서 어린이집에 가기 싫어”
부모: “오늘도 영희가 블록 놀이 하는데 망치게 할 것 같아?”
자녀: “음.. 몰라”
부모: “영희가 또 그렇게 네가 만든 블록을 망치게 하면 어떻게 할거야?”
자녀: “내가 블록을 만들었으니 조심하라고 말할 거야.”
부모: “오 그러면 되겠다”
‘가’의 경우에는 자녀의 마음을 알아차리기 보다 부모가 궁금한 것을 중심으로 대화한 경우다. 이러한 경우에 자녀는 더 이상이 부모와 대화를 하고 싶지 않을 것이다. ‘나’의 경우에는 부모가 자녀의 말에 귀 기울여 듣고 자녀의 마음을 알아차리는 대화법을 사용하였다. 이러한 경우에 자녀는 부모가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었으므로 속상했던 마음은 곧 풀리고 자연스럽게 어린이집에 가게 될 것이다.
3. 반영적 경청의 효과
① 문제해결이 쉽다: 단순히 부모가 자녀의 말을 듣고 있는 것에 그치지 않고 자녀의 마음을 이해하게 되어 부모와 자녀가 함께 문제를 보고 해결할 수 있다.
② 감정은 흩어진다: 감정은 억제한다고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 때문에 자녀가 정확히 어떤 감정인지 표현하도록 하여 부정적인 감정을 사라지게 할 수 있다.
③ 애정 깊은 관계 형성: 자녀는 자신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 부모에게 따뜻한 감정을 갖게 된다.
④ 자녀들도 경청하기 시작한다: 부모가 자녀의 말을 끝까지 잘 경청해 주면 자녀들도 부모의 메시지를 잘 경청하게 된다.
⑤ 책임감 있는 자녀가 된다: 자녀에게 문제의 해결책을 스스로 발견하도록 도와준다. 즉 자녀가 이야기할 때 부모가 반영해 줌으로 자녀는 스스로 문제에 대해 생각하게 되고 이를 해결하려고 한다.
4. 의사소통의 12가지 걸림돌 주의 및 부정적 효과
(강요, 경고·위협, 설교, 해결책 제시(일방적), 논쟁, 비난, 부추김, 욕설, 진단, 동정, 캐묻기, 회피)
이와 같은 언어는 부모-자녀의 관계가 좋을 경우는 가끔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문제에 직면했을 때 12가지 언어는 걸림돌로 작용하기 쉽다. 이러한 걸림돌을 사용했을 경우 부정적인 효과는 다음과 같다.
⋅ 자녀들이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게 만든다.
⋅ 자녀들을 방어적으로 만든다.
⋅ 자녀들에게 반항을 일으킨다.
⋅ 자녀들이 무능하고 열등하다고 느낀다.
⋅ 자녀들이 거절당한다고 느낀다.
⋅ 좌절감을 느낀다.
부모가 “우리 아이가 말을 안 들어서 힘들어요”라고 말하는 경우가 있다. 그때 “그럼 부모님은 자녀의 말을 듣고 있습니까?” 라고 반문할 수 있다. 이처럼 자녀가 부모의 말을 듣고 부모의 교육에 잘 따르도록 하기 위해서는 내가 먼저 자녀의 말에 경청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즉 ‘반영적 경청’ 연습이 필요하다. 이러한 의사소통 연습은 단번에 되는 것은 아니다. 매일 연습하게 되면 어느새 기적처럼 자녀와의 소통이 원활하게 되어 부모-자녀가 함께 성장하고 있음을 느끼게 될 것이다.
참고자료
Gordon, T., & Gordon, S. J. (1970). 부모역할훈련 (김인자 역). 서울: 한국심리상담연구소.
육아플래너
나복영 |
○ 동아대학교 교육심리 박사수료
○ PET부모교육강사
○ 현실치료 상담사
○ 부산광역시 육아종합지원센터 육아플래너(부모상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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